핵심요약
국내 제조기업의 82.3%가 아직 AI를 전혀 쓰지 못하고 있고, 중소·중견 기업의 AI 활용률은 4.2%에 그칩니다. 투자비 부담(73.6%)·AI 인재 부족(80.7%)·성과 불확실성이 겹친 ‘삼중고’가 핵심 원인이고, 일부 선도 사례처럼 작은 파일럿·현장 문제 중심 접근으로 시작하면 생각보다 현실적인 길도 열려 있어요.
요즘 뉴스만 봐도 “AI 안 쓰면 뒤처진다”는 말이 익숙하죠. 그런데 실제 제조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면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돈도, 사람도, 이걸로 진짜 성과가 날지에 대한 확신도 없다”는 반응이 훨씬 많아요. 최근 조사에서도 제조기업의 10곳 중 8곳 이상이 아직 AI를 활용하지 못한다고 답했고, AI를 조금 쓰는 곳조차 “더 확대할 자신은 없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기술이 어려워서” 같지만, 실제로는 돈·사람·성과라는 세 가지 현실 문제가 동시에 얽혀 있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아래에서는 최근 조사에 나온 수치를 바탕으로, 제조업이 AI 전환에서 겪는 삼중고와 현실적으로 어떤 방향부터 잡는 게 좋은지 차근차근 정리해볼게요.

1) 숫자로 보는 ‘AI 필요성 vs 현실’ 격차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AI·디지털 전환 실태를 조사한 결과, “AI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실제로 사용 중이다” 사이의 간극이 꽤 크게 드러났어요.
| 항목 | 수치 | 해석 |
|---|---|---|
| AI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제조기업 | 82.3% | 10곳 중 8곳 이상이 ‘AI 공백’ 상태 |
| 대기업의 AI 활용률 | 49.2% | 절반 정도는 일부 공정에서 AI 사용 중 |
| 중소·중견 제조기업의 AI 활용률 | 4.2% | 사실상 ‘도입 단계’도 못 밟은 곳이 다수 |
숫자만 보면 “제조업은 AI 시대에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오죠. 하지만 조금 더 뜯어보면, 단순히 기술 이해도가 낮아서가 아니라 “돈·사람·성과가 동시에 부담스럽다”는 구조적인 이유가 자주 등장합니다.
2) 돈의 문제: 투자비가 왜 이렇게 부담될까
첫 번째 벽은 역시 “돈”입니다. 조사에서 제조기업의 73.6%가 AI 도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투자비 부담을 꼽았어요. 특히 설비가 이미 깔려 있는 공장을 손대야 하는 제조업 특성상, “한 번 투자했다가 안 통하면 회수하기 어렵다”는 불안이 크게 작용합니다.
- ① ‘한 번에 전체 공정을 바꿔야 한다’는 오해
많은 현장에서 AI를 이야기하면 “공장 전체를 스마트팩토리로 갈아엎어야 하나?”부터 떠올려요. 자연스럽게 수십억 규모 투자 그림이 그려지니, 시작부터 겁이 나는 구조죠. - ② 데이터·센서·네트워크까지 포함된 ‘숨은 비용’
실제로는 모델 개발비뿐 아니라, 센서·카메라 추가, 설비 연동, MES/ERP 연계 같은 주변 인프라 비용이 꽤 커집니다. 특히 노후 설비 비중이 높은 공장은 더 부담스럽고요. - ③ 투자 회수 기간에 대한 불안
“투자비를 3년 안에 회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명확히 답해주는 제안이 많지 않다는 것도 기업 입장에선 리스크예요.
반대로, 일부 선도 제조기업은 처음부터 큰 프로젝트를 하지 않고 특정 공정의 불량률, 에너지 사용량, 설비 고장 예측처럼 숫자로 환산 가능한 한두 개 지표에만 집중해 작은 파일럿으로 시작한 뒤, 실제 절감액이 확인된 공정부터 확장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3) 사람의 문제: AI 인재가 없고, 교육도 막막하다
두 번째 벽은 사람, 특히 AI 인력입니다. 제조기업의 80.7%는 “AI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고, 이 가운데 82.1%는 “당장 AI 인력을 추가 채용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인건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 새로운 팀을 꾸리는 건 쉽지 않다는 의미예요.
- ① 채용은 어렵고, 외부 파트너만으로는 한계
외부 컨설팅·SI 업체와 프로젝트를 해봐도 “파일럿까지만 돌아가고, 프로젝트 끝나면 더 이상 손댈 사람이 없다”는 얘기가 자주 나옵니다. - ② 공장·현장 인력과의 언어 차이
데이터 과학자와 현장 작업자가 서로 쓰는 언어가 달라서 정작 ‘어디가 진짜 문제인지’가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많아요. - ③ 내부 인재 육성의 현실
“기존 인력을 교육해서 AI를 시켜보자”는 아이디어는 많이 나오지만, 실제로 내부 교육을 하고 있는 곳은 14.5%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은 ‘AI 전담 조직’보다는 현장·품질·설비 담당자 중에서 데이터에 관심 있는 사람을 한두 명씩 뽑아 외부 교육 + 파일럿 프로젝트를 함께 경험하게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요. “AI 전문가”라기보다, 현장을 이해하는 데이터 파트너를 키우는 접근이라고 보면 됩니다.
4) 성과와 확신의 문제: ‘해보긴 했는데…’에서 멈추는 이유
세 번째 벽은 성과에 대한 확신입니다. 기사들을 보면 “AI PoC는 했지만, 실제 도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는 기업이 적지 않아요.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① PoC 결과가 ‘체감 수치’로 정리되지 않는다
“정확도가 90% 이상 나왔다”는 모델 성능 지표만 남고, 연간 얼마나 절감됐는지, 라인 가동률이 몇 퍼센트 개선됐는지까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 ② 생산 목표·품질 KPI와 떨어진 채로 진행
기존 KPI와 별도로 “AI 프로젝트”가 따로 돌아가다 보니 현장에서는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기능으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 ③ 경영진 입장에서의 리스크
투자비·인력·시간이 들어간 만큼, “실패했을 때 책임을 누가 지느냐”는 문제도 은근한 부담으로 작용해요.
반대로, 일부 대기업의 성공 사례를 보면 처음부터 ‘현장 KPI와 연결되는 문제’를 골랐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철 공정의 온도 제어·불량률 감소·에너지 효율 개선처럼 “AI 도입 전후 수치 비교가 명확한 영역”부터 시작해, 검증된 모델만 옆 공정·다른 공장으로 확대하는 식이죠.
5) 제조업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3단계 로드맵
“그래도 뭘부터 시작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으로 많이 이어지죠. 숫자와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아래 3단계 정도로 나눠 생각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단계 1. 문제 정의 단계 2. 데이터·파일럿 단계 3. 확장·표준화
- ① 단계 1: ‘돈이 새는 구멍’부터 숫자로 적어보기
연간 불량으로 버리는 비용, 설비 고장으로 인한 손실, 에너지 과다 사용 등 “연 1억 이상 손실이 나는 항목”을 먼저 목록으로 만드는 단계입니다. - ② 단계 2: 데이터 확인 + 작은 파일럿
선택한 문제에 대해 정말로 데이터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3~6개월 안에 결과를 볼 수 있는 범위에서 파일럿을 설계해요. 이때 외부 파트너를 쓰더라도 현장 담당자가 끝까지 같이 보는 구조가 중요합니다. - ③ 단계 3: 효과 검증 후 표준화·확장
“정확도 95%” 같은 모델 지표가 아니라, “불량률 몇 % 감소, 연간 얼마 절감”까지 나온 파일럿만 다른 라인·다른 공장으로 확장합니다. 이때부터는 사내 표준 공정으로 편입을 고민할 수 있어요.
제조업의 AI 전환 이야기를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기술이 없어서 못 하는 것”보다는 돈·사람·성과가 동시에 부담되는 구조라는 게 더 분명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무리하게 전 공장을 뒤집을 수도 없어요.
그래서 더 현실적인 선택지는, 돈이 가장 많이 새는 문제 하나를 고르고 그 문제를 줄이는 데 AI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부터 시험해 보는 것입니다. 완벽한 그림보다, 작지만 숫자로 증명되는 한 걸음이 결국 제조업의 AI 전환을 실제로 움직이게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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